계절의 여왕 오월은 참 아름답다. 거리에는 이팝나무가 하얀 눈 발처럼 내리고 마당의 넝쿨 장미가 꽃망울을 터트리려 한다.

얼마 전 초조한 모습의 자매 한분이 한참 망설이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당신 딸이 고3인데 임신을 한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고 토로 하였다. 얼마나 놀라셨을까.  하늘이 노랄 정도로 충격이 컸을것이다.

아무런 위로의 말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차근 차근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드렸다. 익히 생명의 소중함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도  잘 아는 열심한 신자여서 크게 설명은 필요 없었다.

시설의 대안학교나 혹은 검정 고시등으로 알려 드렸다. 집에 가서 생각해 보겠노라고 하며 아쉬운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임신 초기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유혹에 넘어가기에 초조했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산부인과에 가보았더니 임신이 아니란다. 참 다행이라고 격려를 하고 며칠 후 다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임신이 아니었다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데리고 가서 낙태를 하였다는 것이다.

말을 잃었다. 신자이면서 살인도 하고 또 거기에다가 거짓말까지... 심한 배신감에 몹시 불쾌했다.

반면에 최근 우리 시설의 입소자 초기 상담하면서 ‘ 그런데 왜 임신 초기에 임신을 알았는데도 왜 병원에 안 갔어요?’ 나의 직선적인 말에 생활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떻게 아기를 죽여요?’

강직한 우리 친구의 말에 마음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갈채를 보냈다. 모든 일이 잘 될거다. 이 친구는.

담배도 피고 가출하고 학교는 중퇴도 하고... 이것 저것 부족함이 많아 보여도.

그러나 자매들 마음에는 아기들을 소중치 여기는 하늘 마음이 있다..

과연 누가 하느님 나라에 갈까? 세리와 창녀가 하느님 나라에 먼저 가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신다. 살아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